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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희망꽃들에게희망

 

꽃들에게 희망을 느낀점 및 줄거리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께서 필독도서라며, 꼭 보라고 사왔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적에 동화책을 창고 깊숙이 집어넣은 뒤부턴 그림책을 거의 본적이 없었는데, 어린 아이들이나 볼만한 그림책을 건네받고 약간 당황해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글씨도 거의 없고 큰 삽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책으로 다른 여느 책들과는 달리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자 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 책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말입니다. (당시엔 독후감 숙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가 막막해 하자 차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려고 그런 질문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줄무늬 애벌레가 애인인 노랑 애벌레를 버리고, 혼자 살아보겠다고 기둥을 올라탔는데, 결국에 아무것도 없었고, 나비는 노랑 애벌레가 먼저 되고, 나중에 정신차린 줄무늬 애벌레가 노랑 애벌레 따라나비가 되었다 정도로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대답이 전부다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어른이 되서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마음이 들 수도 있을거야라는 이야기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머니가 물은 제 대답을 보시면 느낌이 오시겠지만, 전 정말 아이답게 줄무늬 애벌레는 멍청해, 노랑 애벌레를 버린 줄무늬 애벌레는 나빠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나이가 찾고 사회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줄무늬 애벌레가 정말 불쌍하고 안쓰럽기 그지 없습니다. 이 줄무늬 애벌레는 사회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입니다. 내 친구일 수도 있고, 내 가족일 수도 있고, 내가 아는 지인, 그리고 내가 아는 지인의 지인일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분야에서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줄무늬 애벌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보지 않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보지 않고는 믿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짓밟아가며, 위를 향해 꾸준히 올라갑니다. 그 위에 무엇인가 내가 찾지 못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길 희망하며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에서는 많은 애벌레들이 도태됩니다. 떨어져서 죽을 수도 아주 조금 굴러떨어져 생채기가 날 수도 있지만, 위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서로를 짓밟는건 더욱 거세지고, 날카로워집니다. 그리고 줄무늬 애벌레가 도달했을 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나마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뒤돌아 돌 수 있을 때는 늦지 않습니다. 노랑 애벌레가 나비가 된 모습을 보고 제대로된 길을 찾은 줄무늬 애벌레는 뒤돌아서서 돌아갑니다. 가는 길은 더 살벌했을 겁니다. 모두가 위로 올라가는데, 아래로 내려가는 줄무늬 애벌레의 행동은 남들의 시선에 기이한 행동이었을 것이고, 못나보였을지도 모르고, 짓밟게 좋은 행동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는 길에 애벌레의 이야기를 듣는 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땅 위에 내려와 나비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나 겪는 어떻게 보면 겪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맹목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위를 향하도록 교육을 받습니다. 주변엔 무엇이 있는지, 아래에는 무엇이 있는지, 위에는 무엇이 있는지, 저 건너에는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무조건 위를 향해가는 것이 행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줄무늬 애벌레와 노랑 애벌레가 다시 내려와 살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실증이 나서 위를 보아선 안됩니다. 실증이나 슬럼프가 나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열정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전직장을 다니다가 특수한 전문직에 종사하고 싶어 해당 학원 원장 선생님과 통화를 한적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직장다니면서 꿈하나 갖고 살면 버틸만 한건 알겠는데'라는 말을 하며, 헛된 희망을 품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노랑 애벌레처럼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찾고 즉시 이루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줄무늬 애벌레처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 모두가 희망을 보고 꿈을 꾸었기에 결국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 삶에 있어서도 나 스스로가 맹목적으로 위를 올라가야되는 건 지양했으면 하지만 위를 봐야 직성이 풀린다면, 돌아올 때 가시밭길을 걷게 되더라도 마음을 다잡고 움직이게 되었으면 합니다. 먼저 나비가 된 사람들 보단 늦을 수 있지만, 알게 된 지금 이시점부터 나비가 될때까지가 중요하다는 걸 스스로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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